Y사는 소송에서 계약서에 첨부된 '분장표'를 기준으로 하여 Y사의 분장으로 기재된 건설사에 납품된 물품 전체가 Y사의 영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윤광훈 변호사는 X사를 대리하여, (i) 계약서에 첨부된 '분장표'가 일응의 기준일 뿐이고 구체적인 영업 대상은 협의에 의하여 정해진다는 점, (ii) X사가 Y사 분장표에 기재된 건설사에게 종전부터 납품한 사실이 있다는 점, (iii) Y사가 영업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건설현장 중 상당수는 '입찰' 방식으로 물품을 구매하였다는 점, (iv) Y사가 영업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건설현장 중 상당수와 관련하여 X사와 오랜 거래 관계가 있는 업체가 X사를 소개해 주었다는 점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자 Y사는 종전에 X사에게 영업대행수수료를 청구하여 승소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윤광훈 변호사는 종전 확정 판결과 이 사건은 사실관계와 증거관계가 상이하다는 점을 조목조목 반박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X사의 주장을 인정하여, X사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특히, 법원은 판결문에서 비록 종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존재하기는 하나, 종전 확정 사건과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의 결론이 종전 확정 판결의 결론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건에서 계약서의 내용은 판단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작성하였을지 몰라도 분쟁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해당 계약서의 내용은 결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따라서 간단한 계약서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사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울러, 종전에 이미 대법원 확정 판결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확정 판결의 결론은 그와 동일한 사실관계 및 증거관계를 가진 사안에 대해서만 효력(기판력, 증거효 등)을 가지므로, 확정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